웹소설의 최고 찬사, 군만두 드실래요?

아마귀차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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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5. 9. 13:25

  한동안 글이 좀 뜸했습니다. 아버지 일을 돕는게 이 시국에 좀 바쁘기도 했고,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데 무력감이 좀 많이 밀려와서 2~3주 정도 글을 더 쓰지 못했어요. 그동안 소재를 정리한 것들이 있어서 다시 글을 작성하려고 합니다. 매일같이 3년간 매일 빼먹지않고 아침/점심/저녁에 돈을 쓰는 곳이 있습니다. 문피아입니다.

 

  하루에 10~20개의 문피아 웹소설을 보다보니 차안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저 스스로 인지도 못한채 돈을 쓰고 있습니다. 헤비유저는 아니지만 라이트유저라고 하기도 좀 애매한...그런 독자입니다. 그런데 문피아에서 3년 정도 글을 읽다보니, 될만한 글과 애매한 글, 그리고 독자들의 요구를 반영하다 망작이 되는 글들을 여럿 봤습니다. 이 글에서는 웹소설 작가들이 고려해줬으면 하는 요청사항을 남깁니다.

 

웹소설 작가들에게 바라는 점 : 글로만 끝낼 생각을 하지 마세요.

  웹소설도 대박이 나면 IP로서 다양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웹툰, 드라마, 굿즈, 게임, 차기작에 대한 관심 등등 부가적인 효과가 따라오죠. 이런 부분에서 대박이 난 대표적인 작품이 "달빛조각사" 입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책이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최근까지도 나왔죠. 사골처럼 너무 우려먹는 느낌이 강해 중도 하차했지만, 게임으로 출시되었을 정도로 겜판계에서 레전드로 남을만한 작품이죠.

웹툰/웹소설 IP 기반 모바일 게임들

  좋은 글은 좋은 기획으로 볼 수 있으며, 드라마로 만들기에 충분한 재료가 됩니다. 이건 웹툰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현상이죠. 최근에 사람들이 드라마화를 생각하고 읽는 글이 "운명을 보는 회사원"입니다. 대사 하나를 치더라도 그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질 정도로 꽤 잘 표현되어있고, 글의 전개가 시원시원하며, 적당한 고구마와 사이다가 배치되어있습니다. 그래서 댓글을 보면 다들 각 등장인물의 가상캐스팅을 정하기도 하면서 일종의 영상화를 희망하기까지 하죠. 정말 잘 팔리는 글은 독자들이 기다리고, 후원을 망설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쓰는 분들께 꼭 요청드리고 싶은 부분이 IP를 활용할 수 있는 세계관을 만들라는 것입니다. 군만두 먹이고 싶게 말이죠.

 

작가님, 군만두 좀 먹어볼래요?

  영화 '올드보이'의 밈(meme)으로 나오는 것이 "군만두"입니다. "군만두 좀 먹을래요?" 같은 표현은 '감금한 상태에서 군만두만 먹으면서 글을 써볼테냐!? 연참을 해라, 글을 내놔라!' 이런 표현이죠. 작품초기, 무료연재시절에 군만두가 나올 정도라면 막막하더라도 어느정도 독자들이 따라옵니다. 소설 속 갈등 구조가 너무 궁금하기 때문에 다음 글을 보고 싶다는 거죠. 단돈 100원을 내고 보는 5천~1만자의 글이지만, 이게 누적이 되면 어마어마해집니다. 아직도 서인하 작가 앓이를 하게 만드는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같은 작품이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겠죠.

올드보이의 군만두는 성공적인 밈!

  독자와의 대화(댓글, 피드백)가 웹소설의 한 요소지만, 너무 독자들에 휘둘릴 필요가 없습니다. 많은 작가들이 글을 완성한 상태에서 연재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비축분을 두고 방향을 잡고 가기 때문이죠. 독자들에 휘둘리다보면, 정말 말도 안돼는 막장드라마가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에 따른 수많은 독자의 이탈도 따라오게 되죠. 즉, 자신의 글을 쓰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읽었던 글들 중에 완결까지 따라갔거나, 한 작품이 너무 좋아서 과거작을 찾아서 결재했던 경우들을 보면, 독자의 의견을 반영한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냥 자신만의 글을 쓰고, 독자들의 반응을 보며 글의 속도를 조절하는 수준이 가장 적당해보입니다.

 

연재중단은 정말 최후의 수단

  어떤 작가는 10편의 글을 쓰는데, 연재중단이 9편이고 하나가 겨우 완성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작가라면 이해가 되지만, 수년간 그렇게 유료독자들의 돈을 빼먹고 도망가는 먹튀 연중 작가는 독자들도 편견을 갖고 바라보게 됩니다. 문피아 댓글은 그런 여론을 쉽게 볼 수 있는 곳이죠. 그래서 사람들에게 읽히든 읽히지 않든 완결은 꼭 짓길 요청합니다. 

 

  오늘도 몇개의 작품에서 선호작품 취소하고 새로운 작품을 찾다가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작가들의 수많은 고민이 녹아들어있는 글은 어떻게서라도 뜨게 되어있습니다. 대충 클리셰 발라놓고 읽어주길 바라는 작가가 있다면, 용도 폐기가 적당하죠. 작가들도 이전에는 독자였을 겁니다. 독자로서 문제가 되는 부분, 보완할 부분을 찾아 새로운 글을 쓴다면 최소한 중박이상은 가능할 것이라고 의견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