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역사물, 블랙기업조선 - 성덕의 회귀물

아마귀차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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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 27. 16:55

판타지 소설의 기본은 IF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XX했더라면, 만약 XX로 돌아간다면, 만약 XX를 할 수 있다면...으로 시작되는 상상의 나래를 기본 전제로 깔고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것이죠. 이에 대한 클리셰는 널리 퍼져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화 영역까지 가기 위해서 정말 가야할 길이 멀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유료 연재가 되는 작품들의 70% 정도는 몇편 가지도 못하고 구독자수가 뚝 떨어져버립니다. 글이 방향성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독자들로 하여금 매력을 못느끼고 타 작품으로 옮겨타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블랙기업조선"의 스타트는 아주 좋습니다. 잡학 덕후인 주인공이 우리나라 덕후 중에 덕후 세종시대로 돌아가 왕족으로서 국력강화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개량시키고 과거 성리학 논쟁으로 머리아팠던 상황을 경세제민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총, 균, 쇠 에서 찾아본 이 소설의 매력포인트

  나침반, 화약, 종이...중국이 최초로 발명한 위대한 발명품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강대국으로 성장하기에 부족함이 많습니다. 이미 탑에 올라있었기 때문이죠. 지금에서야 미국이 패권국으로서 지위를 갖고 있지만, 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가장 부강했던 국가는 중국이 맞습니다. 아니 중국이라기 보다 명나라죠. (근본없는 중화인민공화국은 제외하고 싶네요.)

 

  당시 국가들의 큰 문제였던 식량, 전염병을 해결하는 내용부터 시작됩니다. 우리가 앓고 있는 모든 질병의 시초는 우리와 함께하는 동물이라고들 하죠. 그 중 과거 제일 무서웠던 천연두를 빠른 우두법 시행으로 예방접종 시키는 내용은 정말이지 현재 답답한 정치와 연관지어 보면 사이다를 한 잔 털어 넣은 것처럼 시원합니다.

 

  충분한 기술이 있었음에도 발전하지 못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답답한 면모를 다시금 되돌아 볼 수 밖에 없지만, 소설 속에서 대리만족을 하기로 합니다. 잡덕 성향의 주인공은 자신이 알고 있던 21세기 지식을 바탕으로 당시 사람들에게 적합한 설명을 하기 위해 서양인(이하 서이)의 책을 탐독하고, 자신의 생각과 당시 사람들의 지식의 갭을 매우기위한 일련의 작업들을 하며 이어나갑니다. 

 

  재밌는 점은 조선이 가장 부강하고 왕권이 최고조에 이른시기에 펼쳐진 정책이었기에 가능할 수도 있겠다...라는 상상을 할 수 있게합니다. 영정조 시대에는 목숨줄 부여잡고 있기도 힘들었겠지만요. 

 

  총균쇠에서 유럽의 발전을 경쟁에서 찾은 것처럼, 소설속의 주인공 역시 가상의 적을 지속적으로 만들어서 발전을 이뤄내고자 하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