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카본 프레임을 피하는 이유

아마귀차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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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2. 7. 00:11

  2019년 5월, 구리에서 서울로 오던 도중 가로등에 부딪혀 카본프레임 크랙 및 6800 울테그라 우측 레버가 반파되는 상황을 겪었습니다. 그 뒤로 살짝 카본 복원하고, 단종된 레버를 중고로 구매해서 간간히 한강 한바퀴를 돌곤 했죠. 그러다가 문득, 알루미늄 차를 탈 때는 이런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는데...하는 왠지모를 씁쓸함이 밀려왔습니다.

 

자전거를 끌고 첫 비행기를 탔던 제주도 라이딩

 

  강성이 좋고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카본프레임은 정말 좋습니다. 다만 저같이 비루한 몸을 이끌고 한강이나 주변을 70~80km 정도만 주행하는 라이트 유저에게는 사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례로 북악 스카이웨이를 통해 다운힐 하다가 중심을 놓쳐 가드레일에 부딪힌 적도 있었는데요. 그 때 스캇 스피드스터 (09년식)의 프레임은 살짝 먹었을 뿐, 주행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20~30km/h의 속도로 달리던 카본 프레임은 크랙이 심하게 갔지만요.

 

  그래서 이번에 프레임만 변경하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올랐던 지리산 정령치/성삼재

경량 알루미늄의 대명사 : CAAD, Allez, 에몬다 ALR

  프레임 변경의 대상은 알루미늄 프레임 중에서도 뛰어난 강성과 용접 마감을 보여주는 CAAD, Allez, 에몬다 ALR 입니다. 캐논데일의 CAAD의 경우는 워낙 알루미늄 프레임 영역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자랑해온 브랜드고, 스페셜라이즈드의 알레 스프린트의 경우는 외계인 고문을 통해 CAAD 수준의 무게와 강성을 자랑하며 깔끔한 디자인으로 유명합니다. 마지막으로 트렉의 에몬다 ALR 역시 가심비를 뿜뿜 뿜어내는 프레임이죠.

 

특히나 좋아하는 CAAD 10 리퀴가스 팀 레플리카
영롱한 빛을 내 뿜는 알레스프린트 레드훅 에디션

감성을 위한 자전거 프레임 : Ritte Bosberg 3.0, The Ace, Snob

  사실 제 드림바이크는 따로 있습니다. 리떼의 보스버그나 스눕이죠. 카본 위에 흩뿌려놓은 말 그대로 "이쁘고 귀여운 프레임 보스버그 3.0", 스테인리스 위에 소재 감성을 살린 Snob. 에이스는 그들의 대체품일 뿐입니다.

리떼 보스버그 3.0 
리떼 더 에이스
리떼 스놉

이제는 보스버그 제외한 카본은 멀어질 때...

  S-Works는 후배에게 빌려서 3개월간 타봤고, BMC TM01은 한 때 카드깡을 해야했던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결국 만질 수 있는 실용적인 카본으로 내려왔는데...사고 이후에는 다시 알루미늄이라 티타늄, 스테인레스 소재의 자전거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네요.

 

  물론 카본 프레임은 정말 좋습니다. 하지만 저는 관리할 여력이 안될 것 같아요. 올해 목표 7000km/ 획득고도 3만m 달성을 위해 빠르게 프레임 수배에 들어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