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진 유가상승, 위기의 석유화학

아마귀차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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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1. 28. 17:04

 

  경제 교육에 있어서 항상 진리처럼 떠받들어지는 "수요-공급 그래프"는 1차원적으로 시장상황을 판단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 수요가 많고, 공급이 적으면 가격이 올라간다.
  • 공급이 많고, 수요가 적으면 가격이 내려간다.

  기본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때, 그동안의 유가는 OPEC과 비OPEC의 공급 조절로 가격이 조절되었다. 그래서 중동의 오일머니가 막강한 파워를 가졌었다. 하지만 이제 원유가 나오는 소스는 늘어났다. 어렸을 적, 항상 교과서나 신문에 나오던 원유고갈 얘기는 언제부턴가 쏙 들어갔다. LNG와 셰일혁명의 결과로 탄소에너지의 소스가 방대하게 넓어졌기 때문이다. 곧, OPEC의 원유 가격 조정 능력은 점차 힘이 약해질 것이다.


WTI나 두바이유 그래프는 비슷한 경향을 띄고 있다. 

  14년을 기점으로 유가는 50~70 달러 내외의 수준에서 안정화 되었다. 그리고 현재로서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프 상 14년은 미국의 방대한 셰일가스 채굴에 악영향을 주기 위한 산유국들의 가격담합이 작용한 결과였다. 채산성이 유지되는 60달러 선을 무너뜨려버렸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할 수록 채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가격이 떨어지고, 이는 곧 미국의 에너지 파워가 증대됨을 의미한다. 그런데 최근 IEA의 11월 세계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비OPEC의 원유 공급량 전망치를 올렸다.

 

  가이아나에서 발견된 32억 배럴 규모의 유전부터 북해의 심해유전 등 어마어마한 양의 유전이 신규채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고유가는 언감생심이다. 전쟁이라도 나서 수요가 급증하거나 공급이 차단되지 않는 이상 유가인상은 가망이 없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아람코의 상장 이슈는 동아시아권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 기존에는 유가 하락시에 석유화학업체들이 상당한 이익을 올렸다. 아람코의 상장은 "탈석유" 기조에 맞춰 석유화학 등 다른 산업으로의 진출을 모색하기 때문에 국내외 석유화학 업체들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아람코의 지분이 매우 높은 S-OIL에 지속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아람코의 COTC(Crude Oil to Chemical) 정책에 힘입어 S-OIL의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중국업체들 역시 이 분야의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석유화학 기업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LG화학처럼 Specialty에 주목한 회사라면 괜찮지만, 롯데케미칼 처럼 기초소재에 치우친 석유화학 포트폴리오로 경쟁하는 상황은 어렵지 않을까?

 

  우리나라 5대 수출산업 중 하나인 석유화학 산업군이 내년부터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겠다는 이슈를 많이보고, 이에 대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생각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