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다 지쳐, 쿠팡 입점을 정리해야할 때

아마귀차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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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2. 8. 18:15

 

  처음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고 나서는, 상당히 정석적이고 빠른 운영이 가능했었다. 그리고 매출 역시 정확하게 돌려받을 수 있었다. 점차 운영을 하다보니 판매채널을 늘려야한다는 생각에 쿠팡에 입점을 했다. 사실 몇 종류 안되는 물건을 팔기 위해 들어왔지만, 운영 하면서 상당히 피곤한 스타일이라고 느꼈다. 그 이유를 몇가지 적어볼까 한다.

 

  판매된 대금이 1달 이상 묶이는 갑질


  보통 물건을 팔고, 현장에서 즉석 거래하지 않는 이상 대금이 바로 입금되지는 않는다. 나 역시 영업을 뛰면서 그런 상황을 많이 봤고, 대기업과 거래할 때 최대 6개월 정도까지 어음을 굴려 돈이 묶이는 경우가 많았다. 보통 오프라인 도소매업을 대기업이나 중소기업과 할때 6개월 정도 매출액을 생각하고 최소 필요한 사업자금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온라인, 그것오 오픈 마켓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에겐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다. 그래서 스마트스토어가 사람들에게 찬사를 받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구매확정일+1영업일에 곧바로 판매대금이 입금되고, 그 기간은 최대 2~3주 정도다. 이 정도면, 영세 자영업자에게 상당히 우대해주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쿠팡의 정산시스템을 처음 접하고 실망했다. 정산캘린더를 기준으로 생각해보자.

쿠팡의 12월 정산캘린더

 

  쿠팡에서 정산을 주정산으로 받고 있다. 구매확정 후 3주 뒤에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의 70%를 입금하고, 나머지 30%를 익익월 초에 입금해준다. 고로 50일 정도 돈이 묶인다. 취지는 고객의 환불, 교환 등 요청에 대비해 판매자가 받을 정산금액의 30%를 당장지급하지 않고 쿠팡에서 보관하는 금액이라고 한다. 

 

  주정산 말고 월정산도 있는데, 1달 내 구매확정된 금액을 익월 15영업일 후에 지급한다. 두 케이스 모두 30~50일 정도 돈이 묶인다. 1개월 늦게 지급이 된다고 해도 현행 이자2%로 치면 0.24%의 시간적 이율이 사라진다. 그런데 고객의 입장을 생각한다는 핑계로 대금을 늦게 지급하는 상황이라면, 셀러로서 매력을 느낄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다음 문제점이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

 

 

 

 

정산(입금)이 보류되는 황당한 사항


  쿠팡에서 임의로 정산을 보류하는 케이스가 여럿있는데, 그 중에서도 폐업이나 휴업인 경우에 정산이 보류되는 케이스를 최근에 목격했다. 그래서 무섭다. 주 정산의 경우 익익월 정산인데, 2달간 사업을 접을 수도 있고, 업종을 변경할 수도 있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그런데, 폐업이나 휴업으로 인해 정산이 보류되면, 판매한 대금을 못받는건 둘째치고, 강제로 판매를 하면서 돈을 받아가란 소리밖에 되지 않는다. 

 

  정말 다양한 사기꾼이 많아 정상적인 셀러들이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이 많다. 그런데, 그 사기꾼을 잡겠다고 모든 셀러에게 제약을 건다면, 과연 입점하고 싶은 셀러가 얼마나 될까? 예를 들어 국세청에 폐업신고를 한 경우에 대한 정산대금 지급 보류 상황을 보자.

 

일해라 일! 노예셀러야! 이런 입장이진 않을까?

  개인 사정을 통해 폐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기존 판매대금에 대한 부분은 셀러로 하여금 회수할 수 있게 정상적인 절차를 많들어야 한다. 그런데, 쿠팡에서 요구하는 사항은 2개월 정도 판매를 중지한 상태로 정산을 지급 받은 뒤 폐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쿠팡 서비스 이용약관 제9조 2항을 보자.

 

쿠팡 서비스 이용약관 제 9조 2항 : 

폐업한 판매자는 쿠팡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금지되고, 회사는 판매자가 폐업한 이후에 판매한 상품의 판매대금을 정산해주지 않습니다.

 

  이 조항을 꼼꼼히 보지 않은 덕에 정산을 받기 힘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셀러라면, 꼭 확인하고 폐업을 진행해야만 한다.

 


  이 두가지 이유로 인해 쿠팡에서 철수하기로 마음먹었다. 네이버나 카카오의 경우는 그나마 영세업자에게 적합한 형태라고 생각된다. 빠른 대금지급, 그리고 정산의 용이성. 사전에 약관을 제대로 읽지 않은 내 개인적인 책임이 크고, 이제라도 정상적인 방법을 알았으니, 현재 내 상태에 맞는 판매채널에 맞춰 움직이는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수수료가 너무 쎄서 당장에 이익이 줄어드는게 무섭기도 한 초보셀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