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을 고민한다면 저처럼 후회하지 마세요
아마귀차니스트
·2020. 1. 8. 00:58
2020.01.08 00:35 글쓰기 시작
요즘 대학교 후배들의 휴학 고민 얘기를 많이 듣다보니, 이 글을 적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먼저 저는 대학 졸업까지 10년 걸렸습니다. 인서울 대기업 마지노선이라고 맘 놓고 있다가 10년이 지나서 졸업했습니다. 그랬다가 급변한 취업시장 환경에 K.O 당해서 중견기업 재직하다 퇴사하고 다양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휴학 이력(?)을 보면 이 사람 왜 이랬지 싶을 꺼에요.
08년 군휴학 (공군 입대, 당시 공군 27개월이라 3년 휴학이 가능합니다.)
11년 8월~12년 8월 휴학 (1년) 유리멘탈이라 차여서 휴학했습니다.
13년 2월~14년 2월 휴학 (1년) 전공에 대한 회의감과 창업 준비한다고 휴학했습니다.
07년에 대학 입학해서 2016년 졸업했습니다. 휴학을 밥먹듯이 하면서 교수님들께도 많이 혼났고, 제 스스로도 후회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차차 풀어보죠.
휴학기간이 지나면 특별한 사유없이 휴학 불가능
휴학을 고민하는 경우는 군입대나 출산 및 육아를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취업준비"라는 명목이나 "자격증 준비" 또는 "시험준비" 명목으로 휴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생활비 및 등록금 벌기 위해서 휴학한 경우도 많죠. 그래서 돌이켜보면 수능 재수, 삼수는 휴학만 안해도 충분히 메리트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대학마다 2월, 8월에 휴학신청을 받는데, 해당 기간이 지나면 휴학신청이 불가능합니다. 물론 앞서 말한 특이한 경우에는 가능합니다. 휴학은 보통 짧으면 1학기, 길면 최대 3년까지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군휴학은 제외됩니다. 따라서 남자의 경우 휴학과 졸업유예테크를 잘못타면 저처럼 10년만에 졸업할 수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은 될 수 있으면 휴학은 안하고 졸업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리프레시를 위해서 휴학을 한다고 해도 1년 이내에 끝내야 합니다. 안그러면 전공에 대한 감을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매년 변화하는 취업시장에서 감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휴학을 결정했다면, 반드시 생각해 봐야할 것
만약 휴학을 선택하겠다고 마음 먹었으면, 꼭 생각해 봐야할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1. 휴학기간 동안 무엇을 할 것인가?
정말 열심히 놀겠다고 마음먹었으면, 노십쇼. 불안해하지 마십쇼. 어차피 대학 다니는 동안 계속할 고민입니다. 미친듯이 놀다보면, 거기서 새로운 길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제 케이스가 그렇습니다. 매일 같이 술마시고 노는 형들이 프리랜서나 개인 사업하는 형들이라 오히려 돈을 벌기 위해 취업을 생각하기 보다 창업을 먼저 생각했던 케이스였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자영업자로 남아있는 상태구요.
자격증이나 시험을 준비한다면, 자신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해서 독서실이나 도서관을 갈지, 인강을 들을지, 현강을 들을지 빨리 결정하십쇼. 이거 잘못 생각했다가 한 학기 날립니다. 의지박약이라면, 현장강의부터 끊고 휴학을 하십쇼. 그래야 움직일 수 있습니다.
2. 집안 경제상황 파악하기
본의아니게 스스로 등록금을 내거나 학자금 대출을 받는 경우, 학교 등록금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고민해보십쇼. 등록금을 내고 휴학하면, 복학할 때 등록금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최근 국가 정책상 과도한 대학 등록금 인상을 기피하는 분위기라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잘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아울러 알바를 할 것이라면, 어떻게 쓸 것인지까지 고민해보세요.
저는 군휴학 제외하고 첫 휴학때, 자전거에 꽂혀서 자전거를 구매하기 위해 알바를 뛰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자전거에 미쳐서 지금까지 타고 다니죠. 자신의 힘으로 뭔가 해보고 싶어서 휴학한다면, 꼭 해보세요. 나쁜 경험은 아닙니다.
휴학한 뒤에 후회하지 말고, 시간쪼개기를 추천드립니다.
정말 자신이 원하는 목적이 있어서 휴학이 불필요하다면, 혹은 리프레시가 필요하다면 정해진 기간 내 휴학은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허송세월을 보낼 것이 분명한 휴학은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노는 것도 목표입니다. 최고로 잘노셔야 합니다. 휴학을 하지 않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있는데, 어려운 방법을 피해 쉬운 휴학을 선택하려고 하진 않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시길 바랍니다.
아직은 저도 부족하지만, 하고 있는 일이 조금씩 커진다면 자기 소신 뚜렷하고 하고 싶은 일을 실행할 줄 아는 친구들을 채용해서 짧은 기간이나 긴 기간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저 역시 방황을 많이 했고, 그 때 무턱대고 휴학했던걸 후회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대신 방황하던 중에 만난 인연과 모든 일들이 잘 풀려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긴 했지만 무모한 결정이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휴학을 생각하실 땐 꼭 3번 생각하세요. 꼭 해야만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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