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압적인 경찰 조사를 탈피하기 위한 진술녹음제도 시행

  최근 무고죄의 불기소율이 현격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박주민 국회의원에 따르면 무고죄 사건은 10건 중 7건이 불기소 됐으며, 최근 9년간 무고죄 접수 사건수는 11년 월평균 711.7건에서 2019년 월 평균 933.1건으로 꾸준히 증가추세 입니다.

무고죄 사건 접수는 증가하지만 불기소율 역시 증가하고 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무고죄가 성립가능한가?

  우선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해 허위사실을 신고할 때 성립하는 범죄(형법 156조)입니다. 최근 성폭력 관련 소송이 증가하면서, 무고죄 역시 증가하고 있는데, 피의자로 지목 받더라도 CCTV의 증가, 녹음녹취 등이 가능한 스마트기기 보급 등의 이유로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수단이 많아졌기 때문에 고소 고발에 앞서 신중한 판단이 요해지게 되었습니다.

 

  무고죄가 성립되면,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성범죄사건에서 무수히 많은 케이스가 이뤄지게 되는데, 보통 자신의 행동을 무마하기 위해 상대방을 성범죄로 고소하는 경우가 많기 떄문입니다. 소송을 통해 무죄가 드러나면 무고죄로 역고소 당할 수 있습니다.

 

지켜지지 않은 무죄추정의 원칙

  '추정'이란 말은 확실하지 않은 사실을 그 반대 증거가 제시될 때까지 진실한 것으로 인정하여 법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일을 뜻합니다. 즉, 무죄추정의 원칙은 유죄가 판결될 때까지, 절대권력인 공권력 앞에 약자로서 개인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지켜져야할 가장 기본적인 원칙입니다. 하지만 검찰이나 경찰에서는 지켜지지 않는 케이스가 여럿 보입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27조 제4항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

  다시 말해 범죄 용의자가 있으면, '이 사람이 범죄자가 아닐 수도 있다.' 는 전제하에 수사를 펼치도록 하는 기본적인 방어권이며, 국내 경찰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케이스에서 '이 사람은 범죄자'라는 유죄추정을 시작으로 고소인에게 유리한 내용을 작성하기 위한 유도신문을 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그래서 드라마에서는 피고소인 혹은 피의자가 변호사가 올 때까지 묵비권을 행사하겠다며 조서 작성에 응하지 않는 모습이 많이 나옵니다.

 

  고소를 당하게 되면 주변의 시선이나 사내 불이익이 존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검경에 뚜드려 맞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후 무고함이 증명되더라도 검경의 책임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무고한 사람에게는 억울할 뿐이죠. 

 

2019.12.26부터 경찰 조사시 진술녹음제도 시행

  다행히 12월 26일부터 경찰 조사시 사건 관계인의 진술녹음제도가 전국 경찰관서에서 전면시행됩니다. 목적은 경찰 수사의 공정성을 높이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더 나아가 조사과정의 임의성과 공정성을 확보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보장하는 적정절차의 원리가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수사시스템의 개편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반인이 접할 수 있는 교통사고, 성폭력 관련 사건에 있어서 상당한 효용성이 발휘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조서 작성전 '진술녹음 고지 및 동의 확인서'를 사건관계인에게 교부하고, 진술 녹음의 취지, 용도, 폐기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 후에 동의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진술녹음은 아래 3가지를 확인하기 위한 용도로만 활용되며, 검찰에 송치되지 않습니다.

• 인권침해 여부
• 진술자의 기억 환기
• 본인이 진술한 대로 조서가 기재되었는지 확인하는 용도

  진술녹음제도의 시범운영 당시 사건관계인과 현장수사관이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하며, 향후 경찰에서 조서 작성시 무고한 피의자 양산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방어권이 제대로 보장될 수 있는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억울한 1명의 무고한 사람을 만드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작성한 포스팅이었습니다.